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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 '위고비' 12세 이상 청소년 사용 승인... 부작용은 없을까? ②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비만치료제 '위고비(glp-1 수용체 작용제)'의 사용 연령을 12세 이상 청소년으로 확대 승인했다. 소아청소년 비만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학부모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기대와 함께 우려도 뒤따른다. 이미 성인을 대상으로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에 확실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성장기의 청소년에게 부작용은 없는지, 또 어떤 경우에 약물치료를 고려해야 하는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안현지 원장(강남에프엠의원)과 함께 '위고비'의 작용 원리, 청소년 비만 약물치료 시 주의 사항까지 자세히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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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3배·암 발생 30% 증가"... 소아청소년 비만의 경고 ①
성인 대상 체중 감량 효과 입증된 위고비… 청소년 대상 임상에서도 효과 확인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라는 성분의 비만 치료제로 보통 'glp-1 수용체 작용제'로 알려져 있다. 안현지 원장은 "이는 위장관, 췌장, 뇌에 있는 glp-1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며, "뇌에 있는 포만 중추를 자극해 폭식과 야식 충동 감소, 고지방·고당 음식에 대한 선호가 떨어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장관 운동을 떨어뜨려 평소보다 적게 먹어도 금방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들게 하고, 췌장에서는 인슐린 분비를 돕고 혈당을 안정화해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효과로 인해 최초에는 당뇨병의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체중 감소의 효과를 보여 비만 치료제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위고비는 성인 대상 임상시험에서 평균 14.9%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고, 최근 국내 성인이 포함된 임상 연구에선 기존보다 낮은 bmi 기준(25kg/m²)에서도 16%의 체중 감량이 확인됐다. 12세 이상 청소년 대상 임상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체중 감량이 14.7%, bmi 변화율이 16.1%로 나타난 것.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안 원장은 "성인과 달리 청소년 시기에는 1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체중이 늘어난다"며 "위고비를 사용한 그룹의 체중은 -13.3kg이지만 대조군은 +2.4kg여서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는 -17.7kg의 체중 변화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처방 기준 bmi 30·체중 60kg↑... 국내 실정 고려한 처방 기준 완화 목소리도
12세 이상 청소년에게로 위고비의 사용이 확대 승인됐지만, 처방 기준은 다소 높은 편이다. 청소년 환자의 초기 bmi 지수를 성인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30kg/m² 이상에 해당하면서 체중이 60kg을 초과해야 한다. 또 성인의 경우 동반 질환에 따라 bmi 기준이 달라지지만, 청소년의 경우 동반 질환 여부와 상관없이 동일한 bmi 기준을 적용한다.
이에 대해 안현지 원장은 "다만 성인의 bmi 30kg/m²에 해당하는 기준이 청소년 비만 진단 기준과는 달라서 성별, 연령에 따른 국제 판정 기준치를 확인해야 한다"며, "2017 소아청소년 성장도표에 따른 bmi 백분위수와 비교하면 99백분위수(2단계 비만)보다 조금 더 높은 기준으로, 국내 청소년 비만 기준에 맞게 허가 기준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어 "지방간,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수면무호흡, 제2형 당뇨병이나 당뇨 전단계 등의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그 기준이 좀 더 완화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치료 전 면밀한 건강 상태 점검 필요, 치료 후에도 성장·발달 정기 추적해야
청소년 비만 환자가 위고비 처방 기준을 만족했다고 하더라도, 사용 전에는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검사와 평가가 있다. 혈액검사를 통해 기본 건강 상태와 공복 혈당, 간 기능, 신장 기능 등 기본 대사 이상을 확인해야 한다. 이외에도 안현지 원장은 "먼저 갑상선 수질암, 제2형 다발내분비종양, 말기 신부전의 개인·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을 금하도록 돼있어 진료 초기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머 "필요시 내분비와 호르몬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검사와 평가를 통해 위고비 치료를 시작한 뒤에도 정기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안 원장은 "치료 시작 전 성장과 발달에 대한 점검을 하고, 치료하면서 키 성장 곡선과 사춘기 진행, 월경 양상을 정기적으로 추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료 기간 균형 잡힌 방식으로 체중의 기준점 바꾸는 것이 목표 돼야
치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성인의 경우와 거의 비슷하다. 메스꺼움, 구토, 복통, 더부룩함, 설사 또는 변비가 가장 흔한 부작용이고 이외에 두통, 어지러움, 기립성 저혈압, 졸림, 피로감 등의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이에 안현지 원장은 "위고비 자체의 부작용은 아니지만 급격한 체중 감소는 담석의 위험을 높일 수 있고, 담석은 담낭염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췌장염, 저혈당, 기분 변화, 우울감 등의 부작용은 통계상 유의미하지는 않지만 청소년 치료 시에는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년의 경우 치료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체중 감량을 하면 청소년의 성장과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까지의 연구와 치료 약의 허가 심사 자료에는 16개월의 치료 기간 동안 청소년의 키 성장과 사춘기 진행에 영향을 줬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안 원장은 "수년 이상 사용에 대한 장기 추적 데이터는 없고, 빠른 체중 감소로 인한 영양 불균형, 근육량 감소, 골밀도 변화 가능성은 이론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치료하는 동안 최대한 건강하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체중의 기준점을 바꾸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비만 치료제는 도구일 뿐,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관리법 마련이 핵심
청소년 비만은 그에 따른 합병증과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단기간의 치료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위고비와 같은 비만 치료제도 장기간 사용을 계획하기보다는 추후 약을 중단한 이후에도 꾸준히 지속 가능한 관리법을 찾아가야 한다. 안현지 원장은 "약을 중단한 이후에 평소와 같은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식욕이 다시 오르기 때문에 체중 반등이 반드시 생긴다"며 "특히 비만 치료제는 수십 년 이상의 장기 안전성 데이터는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약을 끊은 이후의 생활 패턴을 어떻게 바꿀지 그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기 성장을 위해 식사량을 무조건 줄이기보다는 단백질과 채소를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을 구성하고, 대신 과자나 빵, 음료 같은 간식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또, 따로 운동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좋지만, '계단 오르기'나 '버스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기' 등 일상에서의 활동량을 늘리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안 원장은 "늦게 잠드는 습관은 식욕 호르몬의 분비를 늘리고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할 수 있어 수면 습관을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